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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81 호 [뮤지컬로 세상 보기] 아이다, 사랑과 운명의 이집트로

  • 작성일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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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218
윤소영

<아이다, 사랑과 운명의 이집트로>


아이다

뮤지컬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모든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이 노랫가락으로 시작된다. 베르디의 오페라를 원작으로 하는 이 뮤지컬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노예이자 누비아 공주인 아이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그리고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 이 세 인물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 세 인물 모두 사랑을 바라보지만 누비아와 이집트 간 갈등은 그들에게 저마다의 사명을 수행할 것을 재촉한다. 목숨을 건 전쟁 속에서 세 인물들은 사랑 이외에도 자기다움, 신념, 용기 등 여러가지에 대해 고뇌하는데 뮤지컬은 이를 장엄한 무대 연출과 전율이 흐르는 퍼포먼스를 통해 구현한다. 그렇게 <아이다>는 우리를 그 먼 옛날의 이집트로 데려간다.
  원래는 뮤지컬 영화를 좋아했다. 배우의 모습을 섬세하게 잡아내는 영화 흐름 안에 노래가 들어와 장면 전체를 연극처럼 만드는 게 좋았다. 과장된 몸짓, 폭발하듯 튀어 오르는 솔로곡과 섬세한 앙상블, 특징적인 의상, 독특한 무대 장치 등 같은 극 예술이지만 영화와는 분명 다른, 뮤지컬만의 극적 요소들을 사랑했다. 그럼에도 정작 뮤지컬은 관람할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는데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아이다>가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이걸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오는 내내 다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집트의 해질녘, 누비아의 푸른 강가, 포로들의 절망과 희망의 춤. 그 모든 것들이 머리 속에 자리를 잡고 좀처럼 나가려 하질 않았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올해를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 연말의 기억에는 <아이다>가 있다. 영영 잊지 못할 것 같다.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작품, 진주 같은 작품. 나에게 <아이다>는 그런 작품이다. <아이다>는 다가오는 20년 1월 2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니 올해의 마지막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거나 내년을 특별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가기 전 미리 넘버들을 귀에 익혀 둔다면 공연장에서는 무대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비장한 퍼포먼스를 즐기고 싶다면 아이다와 앙상블의 ‘dance of the robe’를, 배우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서정적인 가락을 감상하고 싶다면 암네리스의 ‘I know the truth’를 추천한다.


 임재인 (국어교육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