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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682 호 [교수칼럼] 소프트웨어 교육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 작성일 20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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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407
이해람

알파고가 이세돌 9단으로부터 바둑 대결의 승리를 거머쥐면서 인공지능은 두 차례의 암흑기를 이겨내고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범세계적으로 활용되고 모든 분야에 컴퓨팅 기술이 적용되면서 사회, 경제, 산업, 정치, 문화와 윤리 모든 것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시점에 와있다. 언젠가 그리 멀리 않은 미래에 우리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사고를 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타인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전자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까?, 아니면 타인의 목숨을 희생하더라도 운전자의 안전을 최선으로 해야 할까?, 자율주행 자동차 윤리에 적용되는 트롤리 딜레마이다. 이는 앞으로 우리도 함께 고민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경계선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 변화되는 경계선에서, 소프트웨어를 이해하고 컴퓨팅 기술을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시키겠다는 움직임으로 2018년부터 중학교 정보 교과를 필수로 지정하고 컴퓨팅사고력을 신장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에서도 소프트웨어 특기전형을 추가하였지만, 사교육에서는 대학 특별전형 입시를 위한 코딩 교육, 자격증,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와 같이 스펙 쌓기로 변모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는 교구를 판매하기 위한 코딩과 피지컬 컴퓨팅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에서도 전교생을 대상으로 필수 교양 과목으로 소프트웨어교육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컴퓨팅사고력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 후, 컴퓨터 동작원리와 알고리즘, 자료구조, 프로그래밍 등의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비전공자 학생들은 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까지 많은 곳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진정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기 위해선 교수자도 컴퓨팅사고력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컴퓨팅사고력의 핵심은 추상화와 자동화이다. 다른 말로 설명한다면, 컴퓨팅사고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데이터의 관점으로 보고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실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은 가상세계(컴퓨터) 안에서 데이터로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서 현실 세계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또는 실현할 수 없는 것들을 컴퓨터에서 해결할 수 있고 이때 필요한 것이 컴퓨팅사고력이다. 즉, 추상화를 통해 데이터로 표현하고 자동화를 통해 데이터의 상태를 변환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상화와 자동화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본적인 컴퓨터의 원리를 이해해야 하고,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그리고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교육에 적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소프트웨어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컴퓨팅사고력에 대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한국 사회는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인공지능 교육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컴퓨팅사고력이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시점에서 항상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재춘 교수 (스마트정보통신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