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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2020호외-2 호 [개교기념] 학교와 함께 성장한 학보, 상명의 모든 소리를 기록하다

  • 작성일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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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2020년 5월 23일은 상명학원 설립 83주년이다. 개교기념일을 맞아 ‘학보로 보는 상명’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대학 첫 개교기념호부터 82주년 개교기념호까지 주요 개교기념호를 중심으로 학보는 그동안 개교를 어떻게 기념해왔는지 알아보고, 그 속에서 시대별 학보는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도 함께 살펴보자.


1980년대


 ▲1983년 5월 14일, 제178호

  우리 학보는 제178호를 시작으로 지면에 개교를 축하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전까지는 개교 기념식이 진행되었다는 짧은 기사만 실렸던 데 비해 제178호부터는 1면에 ‘개교 18주년을 축하한다’는 광고를 실고, 우리 대학의 연혁과 캠퍼스의 모습, 교수와 학생들의 축사 등 다양한 모습들을 학보에 담았다. 그러나 여전히 개교기념호라고 할 법한 특집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1985년 5월 17일, 제206호

  제206호는 처음 개교기념호 특집으로 꾸려진 학보이다. 1면에는 ‘개교 20주년을 축하한다’는 광고와 함께 우리 대학의 연혁, 사진예술학과 백명진 교수가 찍은 사슴상의 모습, “그대, 상서로운 자하골의 화신이여”라는 문구가 실렸다. 사슴상은 1985년 개교 20주년을 맞아 완공된 것으로, 5월 18일 제막식을 거행했다는 기사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판금서적과 오늘의 출판문화>에 대한 특집기사로, 5·18 이후 출판사가 크게 위축되고 판금된 서적이 많아 이러한 사상통제는 체제의 부당성을 은폐하려는 집권자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1990년대 


 ▲1990년 5월 21일, 제280호

  1990년 개교기념호는 개교 25주년 및 광주민중항쟁 10주년 특집호로 진행됐다. 특집호의 1면에는 광주민중항쟁을 기억하는 그림과 백무산의 「오월은 어디에 있는가」 일부가 실렸다. 특집호의 기사들은 크게 ‘우리 대학의 미래와 발전’, ‘노조위원회’, ‘민주주의와 통일’, ‘광주민중항쟁’에 관한 내용들로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우리 대학이 아직 여대였던 만큼 여성운동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기사이다. 우리 대학의 위상을 세우고 여성해방운동을 주도하기 위해 학교의 설립 취지를 되짚고, 가진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의논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나 30년 전부터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거론되던 우리 대학의 지리적 문제, 통학 버스 문제, 홍보실태 등 많은 부분들이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안타깝다.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기사 또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학보사뿐만 아니라 교지편집부, 영자신문사, 방송국의 교내 언론 4사에서 공동기자단을 만들어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상이한 시각 차이를 되짚고, 학생들이 올바른 시각에서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기획 1에서는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연구현황과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기획2에서는 직접 광주의 현장을 찾아 추모 광주영령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앞날을 조망했다. 


8-90년대 학보는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우선 민주주의와 국가 외교, 노조와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싣고, 학생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제시하며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우리 대학의 행정 문제나 교과목 개정 같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기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참여가 많다는 것이다. 학보사 기자가 아니더라도 비평이나 사설을 학보에 실고, 학보에 실린 상업광고들을 비판하는 등 우리 대학 학생들이 90년대 학보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졌고 함께 학보를 만들어 나갔는지 알 수 있다. 



2000년대



 ▲2000년 5월 22일, 제411호

  1면에 영상학부 최병관 교수의 컬러 사진이 들어간 35주년 개교기념호의 특집기획으로는 <금남의 벽 허문 제2의 창학, 얼마나 왔나>를 통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우리 대학의 성과는 어떤지 짚어보았고 <21세기, 우리 대학 상징물은?>을 통해 우리 대학의 상징물인 사슴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특히 여성적이고 이미지가 약하다는 지적과 상징물인 사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상징물을 변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어 다른 대학의 UI 사업을 살펴보고 우리 대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찰했는데, 2020년 현재까지도 다른 대학에 비해 우리 대학의 마스코트와 UI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또한 제도 언론의 문제점과 대안 언론에 대해 모색하고, 문화 운동의 생산, 수용, 유통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광주민중항쟁에 관한 기사 역시 제411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20주년을 맞이하는 광주민중항쟁에 대해 본질적 해결 없이 치러진 기념행사를 비판하고 있다.


 ▲2006년 5월 8일, 제491호

  제491호는 이전 학보들에 비해 학생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기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1990년대 학보에서도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기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2000년대에 그 관심이 확대된 것을 보아 당시 사회의 주요 이슈가 무엇이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학보는 사회 이슈보다는 교내 이슈나 문화 예술같이 학생들이 보다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 중심이 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일일 공부량이나 월드컵에 대학 기사나 스무 살의 의미를 다룬 특집 기사들이 주요 기사였다. 여전히 학생들의 사설이나 <축하합니다> 같은 학생 참여가 눈에 띄기는 하나, 이전 학보들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5월 16일, 제563호

  상명 교육 74주년을 맞은 학보 제563호는 이전의 개교 기념호와 마찬가지로 우리 대학의 상징물을 소개하고 상명을 빛낸 학우들 중심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또한 ‘혼자 있고 싶음의 자유’, ‘나는 power bloger다’라는 기사를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학생들의 생활 형태를 보여준다. 정보의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서로 간의 프라이버시권이 존중되지 않고 미디어 속 유통과 흐름의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꼬집으며 현재 발생하는 많은 디지털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또한 당시는 인문계열 취업률이 이공계열 취업률보다 매우 낮아 인문계열 학생들의 취업 걱정이 유독 많았던 때이다. 이 심각성에 반응해 대전일보와 우리 대학이 속한 지역 대학신문사가 함께 천안 아산 지역 대학취업지도자협회 회장을 만난 공동기획 기사가 인상 깊다. 현재 우리 학보는 서울권언론인연합회에 가입해 타 대학들과 대학의 여러 고충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교류하며 더 나은 학보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공동기획이나 타 대학 간의 교류는 앞으로도 우리 학교 학보뿐만 아니라 대학 학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대에 맞춘 발전에 열쇠가 될 것이다. 


 ▲2014년 5월 26일, 605호

  제605호 학보에서는 환경 문제에 대해 짚고, 학생들의 환경 의식을 고취시키는 기사들이 많이 보인다.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과 재활용의 중요성 결여 등의 실태는 2000년대부터 심각성이 대두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이에 따라 학보에서도 업사이클링 제품을 소개하거나 친환경 운영 방식인 ‘그린캠퍼스’를 실천하고 있는 대학들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엔 우리 대학 제2캠퍼스에도 공용 자전거가 마련되어 있어 환경 문제 해소에 대해 노력했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개교 기념을 맞아 내 인생 최고의 강의를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학보는 단지 정보를 전해주는 수단이 아닌, 학생들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


 ▲2018년 5월 14일, 제660호(좌)와 2019년 5월 13일, 674호(우) 

  최근 학보 중 2018년 5월 14일 발행된 제660호에서는 1면에 학생들의 얼굴과 축하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올리고, 우리 대학을 이끌어가는 총장단과 각 단과대학 학장단의 축하 메시지와 상명의 또 다른 구성원인 교직원들과 학생회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또한 2019년 5월 13일 발행된 674호에서는 학생들의 축하 멘트와 손도장으로 완성한 사슴의 모습을 실었으며 660호와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는 숨겨진 상명인을 찾아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674호에서는 개교 기념 기사 외에도 총장 간담회나 통학버스 업체와의 간담회 내용을 실으며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의 우리 학보는 학교 내 최대한 많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했으며, 가장 많은 상명인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간 학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학보는 학교의 모든 순간과 함께하며 성장했고, 학내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학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의 상명대학보는 코로나19에 직면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학교에 배포해 학생들이 직접 가져다 보는 기존의 지면 형식의 발행이 어려워졌다. 따라서 온라인으로 학교의 소식과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사를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번 개교기념호는 매 학보에 실리던 개교기념식 행사가 취소되고, 많은 상명인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기에 어려움이 있어 축소된 형식으로 진행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전부터 학보는 꾸준히 발전하는 인터넷 매체에 따라 지면 학보가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현재 모든 학보사들이 고민하고 있는 숙제이다. 이에 대해 앞으로 우리 학보는 코로나19로 맞이한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웹진의 활발한 사용으로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 변화와 미디어의 변화에도 학보가 가진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송수연, 윤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