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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676 호 학생들의 총장 직선제 요구.. 실현 가능성은?

  • 작성일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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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649
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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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학교를 만들어야” 총장직선제 주장,

과거 총장 직선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 있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가



학생들의 정책 참여 요구

서울대, 연세대 등 전국 36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는 지난 6일에 광화문 세종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학생들이 직접 총장을 뽑지 못하는 현실 속에 전국의 대학생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총장 직선제를 위하여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학생의 총장 투표 반영 비율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총장 직선제 요구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대학 구성원인 학생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 총장 임명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총장 선출제도는 크게 완전임명제와 직선제, 간선제로 나뉜다. 우리나라 사립대의 대부분은 총장 선출 과정에서 ‘완전임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의 ‘사립대학 총장 선출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2018년 7월 기준 대학들의 총장 선출 방식에서 대학 구성원의 참여가 제한된 ‘완전임명제’가 72%에 달할 정도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은 국립대와 사립대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국립대는 교육공무원법, 사립대는 사립학교법을 따르고 있다. 교육공무원법(제24조)에는 총장 선출 방식을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간선제)’나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방법(직선제)’ 가운데 하나를 대학 구성원들이 선택하게 돼 있으며 주로 간선제를 선택하고 있다.

사립대 총장 선출을 규정한 사립학교법은 총장 선출에 관한 모든 권한을 이사회에 부여하도록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였고 이화여대, 성신여대 그리고 상지대학교 등 몇몇 학교가 직선제를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총장 직선제 주장
최근 국민대학교에서는 총장 직선제 도입 운동이 벌어졌다. 국민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5월 20일을 시작으로 폐쇄적인 총장 선임규정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며 본부관 앞에서 농성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6월 6일 국민대는 다음 달 총학생회를 포함하여 학교 구성원들과 총장 선임 규정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도 이사회가 총장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총장 직선제를 주장하였다. 그리고 7년만인 지난 5월 23일에 ‘총장 직선제 촉구 결의안’ 과 ‘총장·이사회 공개 면담 추진안’을 통과시켰다. 의결정족수는 전체의 10%인 1010명이었지만 거의 3배에 달하는 2990명의 학생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연세대와 경희대도 학생 등으로 구성된 학교 구성원들과 학교 법인이 총장선출 규정 개정을 두고 갈등을 벌이는 등 대학별로 총장직선제 요구가 확산하는 추세이다.


총장 직선제의 명암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해 7월, 학생이 직접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사립대학은 이화여대와 성신여대 2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상지대를 포함해도 3곳에 불과하다. 총장 직선제 시행이 저조한 이유는 직선제의 문제점 때문이다.
총장 직선제는 교수와 직원, 학생과 동문 등 대학 구성원 전체가 총장 선거에 투표권을 갖는다. 총장 직선제는 대학 구성원의 의사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라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된 학교를 만들어가고자 총장 직선제를 주장하였다.
하지만 직선제의 경우 인사권과 예산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총장직을 두고 대학 내 교수들의 파벌과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선출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교수 사회에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80년대 말~90년대 초에 사회의 민주화 분위기와 더불어 도입된 국립대 총장직선제에서 과열선거, 학내 정치화·파벌형성,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비효율 등이 발생한 바 있다. 과거 총장 직선제가 보여줬던 폐단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학내 구성원의 소통을 통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