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심사평]
강옥희 교수(국어교육과)
올해 학술상 소설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총 7편이었다. 작년보다는 저조한 결과를 보면서 글보다는 영상을 소비하고 생산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세대에게 글을 쓰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한 이유인지 올해는 응모한 작품의 수도 적고 응모작의 상당수가 서사적인 골격을 갖추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중 최종적으로 선자의 손에 들어온 작품은 윤지예의 「미래로부터」(글로벌지역학부)와 도현정의 「바다가 부른다」(컴퓨터과학과)였다. 윤지예의 「미래로부터」는 어릴 적 바닷가마을 횟집 수조에 갇힌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며 동정과 체념을 배운 한아가 인어 미래와 만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장기이식을 위해 만들어진 미래라 불리는 인어와 한아와의 우정을 통해 과학기술과 윤리적 삶, 감정의 문제들을 소설적 서사로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장기이식을 위한 인어의 설정이나 인어 미래의 장기 이식 과정의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노벨상 수상자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낸 솜씨와 문제의식을 높이 사 가작에 선한다. 도현정의 「바다를 부른다」는 바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주인공과 바다 사이에 얽힌 에피소드를 서술하고 있으나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교적 매끄럽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 격려의 의미로 입선에 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