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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27 호 파죽지세, e스포츠 산업

  • 작성일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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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파죽지세, e스포츠 산업


  올해 9월 29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이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이하 롤)”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8년, 지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시행되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e스포츠는 이번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상황 속 해당 종목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쟁취하며, e스포츠에 대한 국내 팬층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상황이다. 그런데, e스포츠에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게임인 “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e스포츠만의 발전 과정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이 글에서는 e스포츠란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떻게 지금과 같이 발전했는지에 대해 알아보며, 끝으로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스포츠란?

▲ e스포츠 경기장, LoL Park(롤파크) 내 LCK 아레나 전경 (출처: 조선일보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8/2018122801618.html)


  e스포츠(e-sports, Electronic sports)는 비디오 게임물을 통해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를 말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5조에서는 e스포츠를 게임물을 이용하는 경기 및 부대 활동을 의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거시적으로는 실제 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된 가상의 전자 환경 속에서 정신적, 신체적인 능력을 활용해 승부를 겨루는 여가활동, 그리고 대회 현장으로의 참여를 비롯해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을 포함한다. 즉, 인터넷 통신으로 세계 각국에서 게임에 참여해 경기를 펼치고 그 경기를 관전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가상공간이자 무대가 되는 셈이다.

e스포츠의 다른 말로는 사이버 스포츠가 있고 주최하는 단체나 대회에 따라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e스포츠의 종목으로 간주되는 게임들은 보통 실시간 전략 게임, 1인칭 슈팅 게임, 경주 게임 같은 장르들이다. 이는 RTS, RPG, FPS등으로 그 범위가 다양하며, 인기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롤),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등이 있다.

  e스포츠는 WCG, IEM 등 다양한 주요대회가 매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 중 국내에서는 1,398억원으로 전세계의 16%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전체 비중은 적지만 한국으로만 보면 세계적으로 실력있는 e스포츠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의 실적을 보면 ‘스타크래프트2 월드 챔피언십’ 6년 연속 우승, ‘롤 월드 챔피언십’ 5년 연속 우승, ‘IeSF 월드 챔피언십’ 8회 종합 우승 등 세계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렇듯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e스포츠 선수를 배출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이기도 하며 PC방의 활성화 및 쉬운 접근성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한국이 e스포츠의 세계 최강국으로 불리는 이유도, 종주국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스포츠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e스포츠의 시초는 1972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개최된 최초의 비디오게임 대회 ‘스페이스워’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후 1980년, 아타리가 자사게임으로 ‘스페이스 인베이더 챔피언십’이라는 최초의 대규모 비디오게임 대회를 개최했고 이 대회가 1만 명 이상의 참가자를 동원하면서 e스포츠라는 개념과 e스포츠 대회 시작의 발단이 되었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부터는 PC가 보급되어 다양한 온라인 비디오게임이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e스포츠가 부흥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e스포츠 시대가 장을 펼치게 되면서 e스포츠 대회가 속속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1997년 미국에서는 PGL이라는 세계 최초의 게임리그가 생겼으며, 같은해 9월에는 미국 블리자드사가 만든 ‘스타크래프트’로 첫 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 대회는 ‘롤린 브릭스 챔피언십’으로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어 세계 최초로 대규모 e스포츠 대회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2000년대 이후로는 콘솔 게임 대회와 모바일 게임 대회, 실시간 스트리밍 등의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e스포츠 시장이 점차 확대되어 갔다.

  이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처음 한국에 정식으로 상륙했고, 1999년 국내 첫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인 KPGL이 생기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한국에서는 게임 전문 방송사들의 발전과 함께 한국프로게임협회 공식리그가 결성되며 빠른 성장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e스포츠라는 말이 한국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2000년 2월, 21세기프로게임협회 창립 행사 중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축사에서 이 말이 사용된 이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며 통용되었고, 이는 현재 e스포츠의 개념이 되었다.


  e스포츠에 대해 한국은 더욱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특히 힘겨운 입시 생활을 견디고 있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힘겨운 순간들을 이겨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최근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이 T1(리그오브 레전드 프로팀)의 승리로 마무리 되면서, 그 열기가 더욱 뜨거운 상황이다. 사실 한국은 꽤 오래전부터 게임 강국으로 불렸다. 지금의 페이커가 있기 전, 게임 천재 불렸던 임요환과 그에게 닿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던 홍진호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을 홍보한 장본인들로 불린다. 두 사람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게임에 대한 인기가 많이 증가했다. 또 그 덕에 지금 이렇게 e스포츠 강국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도 대한민국처럼 게임이 인기가 있을까? 그 답은 역시 “yes”다. 애초에 “롤”을 만든 회사도 미국 소재 게임 회사인 “라이엇 게임즈”이며, 현재 미국, 영국, 호주 등에 나라에서는 e스포츠 학과가 있을 정도로 게임에 대해 뜨거운 반응인 상황이다. 이런 이유들로 e스포츠 산업은 현재 많이 발달된 상황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한심한 짓으로 여기던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반응으로 성장했다. 10년 전 유저 수와 현재 유저의 수를 비교하면 게임 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외 e스포츠 산업은 어떠한 전망을 가지고 있을까?

  날이 갈수록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 산업 전망에 대해 2가지의 의견으로 나눌 수 있다. ‘이스포츠 산업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라는 긍정론과 ‘아니다’라는 부정론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긍정적인 의견을 보도록 하자.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e스포츠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상승 곡선을 타고 있으며,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은 e스포츠 산업은 미래 유망산업으로도 지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것은 아래의 이미지인 글로벌 e스포츠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의 <e스포츠 실태조사서>에 따른 ‘전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 규모’로 확인할 수 있다.

▲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서 분석한 e스포츠 산업 규모 (출처 : 매거진 환경)


  위에 언급된 이미지는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규모를 나타낸 건데 2015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맞추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6월까지 세계 각국 이스포츠 및 게임개발업체에 80억달러(약10조원)를 투자했을 만큼 국내외 기업이나 재벌들이 e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가해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장세 덕분에 국내의 대학인 “오산대학교”, “호남대학교”, “동양대학교”에서도 e스포츠와 관련된 학과를 설립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 이유는 “현재 산업이 성장은 하고 있지만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나 단체는 성장의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라는 의견이다. 해외의 사례를 먼저 보자, 지난해 상장한 미국 e스포츠 기업 페이즈클랜은 최근 나스닥의 경고를 받았다. 현재 50센트 수준인 주가가 1달러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페이즈클랜 주식을 거래소에서 퇴출하겠다는 내용을 받았다. 또한 상황이 악화되자 최근 페이즈클랜은 전체 직원의 약 40%를 해고한다고 밝혔다. 페이즈 클랜 역시 북미를 대표하는 e스포츠 구단이다.



국내의 사정은 다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2022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종목사의 투자, 매출 금액을 제외한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천48억 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에 기록한 1천204억 원에 비해 약 156억 원 감소했다.

  현재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 리그인 '리그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21년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CK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CK는 약 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2021년 영업손실 11억원보다 더 늘어났다.

  각 구단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LCK의 가장 인기 구단인 “T1”도 2019년 약 22억원, 2020년 약 110억원, 2021년 약 211억원, 2022년 약 166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구단 “디플러스 기아”도 2019년 약 5억원, 2020년 약 50억원, 2021년 약 33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해외의 상황처럼 악화되는게 현 주소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는 종목사들은 구단이 수익을 내고 원활하게 경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사업을 도입하고 구단을 돕는 제도를 만들고 있거나, LCK 사무국측은 선수들의 연봉 상한선을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와 스포츠 토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지난 디지털 콘텐츠 전문 서비스 기업 레전더리스와 손잡고 구단과 선수 IP를 활용한 디지털 콜렉터블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 LCK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콜렉터블 서비스 (출처 : LCK 공식 홈페이지)



계속 발전하는 e스포츠 당신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20세기 후반 처음으로 등장했던 e스포츠는 수많은 발전을 통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을 넘어 이제는 아시안 게임에도 진출한 e스포츠 당신도 e스포츠에 관심을 가져보고 직접 대회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장원준, 양시원,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