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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679 호 환경을 등진 인류의 육식, 아마존을 태우고 지구를 죽이다

  • 작성일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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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205
윤소영

환경을 외면한 인류의 육식, 

아마존을 태우고 지구를 죽이다




지구를 죽이는 인간의 육식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육상 생물의 30%는 사람, 3%는 야생동물이라고 한다. 그럼 나머지 67%는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 잡아먹기 위해 기르는 가축이다. 옥수수 16kg을 먹여야 우리가 먹는 고기의 1kg이 나온다고 하니, 지구의 생태가 인간의 육식을 위해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인간의 육식이 대기 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가축에게 방대한 양의 비료를 먹이기 위해 농작기계를 돌리고, 저장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가 사용된다. 더불어 가축이 뱉어내는 메탄가스의 양이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지구의 기온을 높이는 온실가스다. 결국 축산업이 지구를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축산업에 앞장서는 브라질, 아마존을 죽이다

  그런데 이 축산업을 위해 아마존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브라질은 수출할 곡물의 경작지 확보와 가축 방목장 개발 등의 이유로 아마존의 산림을 훼손하고 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숲에 의도적으로 불을 내는 것이다. 아마존의 우거진 산림을 일일이 베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라진 숲의 65%가 방목장으로 쓰이고 있다. 아마존에는 올해 2010년 이후로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했다. 특히 아마존의 60%를 차지하는 브라질에서는 지난 두 달 동안에만 화재가 8만 건 넘게 발생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여 45% 높은 수치다.


  관련하여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가 한 달여 동안 진압되고 있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이 최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논란이 된 것처럼 아마존에 화재가 발생했고, 서울의 10배에 달하는 열대우림이 훼손된 것은 맞다. 그러나 사실 아마존에 불이 난 것인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그 이유 또한 겨울철 건기로 인한 자연발생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개발 욕심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아마존에서는 이미 50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진압되지 않는 화재가 발생하고서야 세계의 관심이 하나 둘 쏠리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놀랍고 부끄러운 일이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며 대기의 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70배에 달하는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으로,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 약 1/3을 생산한다. 많은 양의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지구에서 가장 많은 개체종의 식물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죽은 관목과 같은 잔해들이 쌓여 분해되고 변질된 지층인 이탄층 또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가둬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존재는 지구 온난화로부터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과 같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에는 희귀종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어 보존해야 할 중요한 생태 공간이다.



아마존 개방, 환경 대신 자본을 선택한 브라질 정부

  도대체 이처럼 중요한 아마존이 이만큼 훼손될 때까지 브라질 정부의 아무런 제지가 없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가 선택한 것은 세계유산인 아마존이 아니고, 브라질 경제를 책임지는 축산업이었다. 누구보다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개발에 앞장서고 있어, 그 피해가 더욱 크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삼림보호 정책을 버리고 ‘아마존 개방’을 선언했다. 브라질의 가장 막강한 세력인 농업계 지지를 받은 그는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었다. 환경 대신 자본을 택하면서 삼림벌채는 배로 늘어났다. 그의 취임 이후 산불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반면, 환경 범죄자 처벌은 30% 감소했다. 그는 브라질의 환경부를 없애거나 농업부로 통폐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 절대 브라질만의 유산이아니다

  한편 심각해지는 아마존 훼손에 대해 국제 사회의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화재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국가 중 하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오기도 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G7은 아마존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2천만 달러(242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논의를 주도한 마크롱 대통령과 갈등을 빚으면서 G7의 지원을 거부한 상태다. 또한 유엔총회에서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논란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브라질 정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지구의 위기

  유럽우주국(ESA)은 7월과 8월의 아마존 사진을 비교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일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한 것을 알렸다. ESA는 아마존 산불로 인해 인류는 숲과 생명 다양성을 잃는 환경 비극에 더해 대기 질 악화와 글로벌 기후 영향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대형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를 농도별로 표시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애니메이션 지도에도 아마존 일대의 일산화탄소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이상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브라질 산 소고기의 수입을 허가하면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축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와 연결돼 있다. 아마존의 열대 우림이 불에 타고 있는 것은 우리 지구촌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 아마존을 둘러싼 환경문제와 국제적 문제를 인지하고 브라질 정부와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축산업으로 인한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70%가 환경이나 기후 변화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수는 어떻게 하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사람들은 대기 오염을 줄이는 방법으로 일회용품 사용의 최소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일회용품 사용이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굉장히 작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인류의 육식을 줄이는 것이다. 당장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인지하고, 이를 바꿔나갈 책임이 있다.



윤소영 기자